손 나온 게 인증.
정작 필요했던 것은 지난 학기였지만, 지난 학기엔 애플에서 백 투 스쿨 프로모션을 하지 않았으니까 별 수 없었다.
굳이 맥을 산 이유는 다른 사람들도 그렇듯이 불 들어오는 애플 마크와 한 번도 안 써본 운영체제 덕분이었다... 역시 난 허세와 호기심 빼면 시체.
애플 마크는 불이 들어오는지 안들어오는지, 모니터 앞에 있는 나로서는 알 수가 없고, 새로운 운영체제는 다소 번거롭고 불편하다.
노트북을 받기 전, 오히려 한국에서 인터넷하기엔 윈도우 기반이 편하며, 작업효율도 맥 오에스보다는 윈도가 더 좋다는 몇몇 글을 본 적이 있다. 드디어 새 컴퓨터를 주문했다는 기대감과 맥을 써보지 않아서 그런 말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루 이틀이 지나니까 자연스럽게 실감할 수 있었다. 컴퓨터를 한번도 안써본 사람에게는 차라리 맥 오에스가 더 간편할 수 있겠지만, GUI보다는 한글로된 단순한 메뉴바가 익숙한 내게는 좀 더 수고스럽다. 만화 맛의 달인의 주인공은 MS-DOS를 쓰는 사람들을 매저키스트로 몰아붙였었는데, 이미 매저키스트인 사람들이 성향을 바꾸긴 힘들 것 같다. 10여년 전부터 컴퓨터를 손대면서 MS의 운영체제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에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도는 낮은 편이다. 이 것은 리눅스를 쓰더라도 똑같았을 것이다.
데스크탑이 이미 있는 덕에 인터넷 뱅킹이 불가능하진 않았지만 방에는 무선인터넷이 안되는 고로 익스플로러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학교 홈페이지는 파이어폭스와 사파리로 100% 쓸 수 없었다. 폴더플러스란 건 아직 안써봤고, 클럽박스가 안되는 게 무척 크다. 소라 아오이에게는 한국의 집과 같은 곳일텐데... 왠지 성지순례에 방해를 받아서 예루살렘이 신기루가 된 기분. 제일 강렬한 것은 바로 wma. 인터넷에서 스트리밍이 안나온다. 네티즌의 기본 스킬은 디지털 디깅인데 어허허-
블로그/싸이용 카메라로 폰카를 쓰고 있는데, 아쉽게도 레이저의 맥용 usb 링크 프로그램은 없는 모양이다. 열심히 구글링을 해봐도 외국 사이트에서 나오는 프로그램들은 내가 갖고 있는 것과는 모델이 다른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것중에 하나인데, 아무래도 부트캠프를 쓰는 게 좋을 듯 싶다.
하지만 6~7년만에 산 새 컴퓨터라는 것은 상당히 재밌다. DVD의 다음 세대가 실용화되고 있지만, 나는 이제사 내 방에서 DVD를 보고 있고, 무선 인터넷이라는 것도 처음 해보았다. 아쉽게도 우리 집 근처엔 눈 먼 전파가 없네. 아직 스피커나 마우스를 사진 않았지만 블루투스는 상당히 신기한 물건임에 틀림없다. 핸드폰도 척척 접속이 되는 것을 보면.
윈도우용 iTunes는 유난히 느리다는 느낌이 드는데, 물론 새 노트북보다 데스크탑이 4배정도 좋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1000여 곡을 넣어둔 윈도우용 iTunes는 컴퓨터와 아이팟간의 가교 역할밖에 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어엿한 플레이어로서 쓰고 있다. 인터페이스는 윈도우용이 아니라 좀 불편하지만 원활한 속도가 자잘한 부담을 덜어준다.
새로운 컴퓨터가 아직은 네티즌으로서의 레벨을 높혀주진 않지만 할 수 있는 것의 범위가 넓어진 것임에는 틀림없다. 이왕이면 웹서핑의 범위 뿐만 아니라 경험의 범위도 넓히고 싶었던 초기의 목적에서 벗어나진 않았다.
여담이지만, 최근 1~2년안에 생산된 맥북/맥북프로(특히 2008 early model은 좀 심한 모양이다)는 LCD패널의 조악한 품질로 말이 많다. 내 것도 mother funking 삼성 패널이라서 그라데이션 등에 대한 문제가 상당한 편인데 실제로 난 포토샵도 안쓰는 일반 사용자인데다가 아직까지 사용하면서 이렇다-할 시각적인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문제가 불거져서 리콜 판정이 나면 나야 쌍수 들고 환영이지만 아직까지 애플에서 교환을 해줄 생각은 없는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