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상원 의원, 에릭 아담스(Eric Adams)가 선거 자금 2000 달러를 써서 'Stop the sag'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바지를 내려 입지 말자' 정도로 해석하면 좋을 듯 하다. 젊은 사람들이 큰 바지를 내려 입기 시작한 데에는 어디 하나 확답을 주는 곳이 없는데,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으로는 첫째론 교도소에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지급받아도 (자살 등의 사고를 우려하여) 벨트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두 번째로는 손윗 형제에게 큰 옷을 물려 입고 다녀서 은연중에 내게는 나이 많은 형들이 있으니 건들지 말아라는 묵언의 거들먹거림이었다. 이 두 가지가 근 10 년 남짓 바지 내려 입고 다니면서 들은 이야기지만 그 어느 것도 정확하다고 확답하진 못하겠다.
경찰 출신의 흑인 국회의원이 진행하는 캠페인이란 점을 따져 보면 엘리트 계층에 있는 성공한 흑인이 그렇지 못한 계층을 계몽하려는 목적이 크고, 유튜브에 올라온 홍보 동영상에 나오는 청년들의 과반수 이상이 흑인이니 미루어 짐작해볼 때 유권자층(아마도 바지를 내려 입는 청년들의 부모가 되지 않을까.)을 다분히 의식한 캠페인이다.
캠페인에 대한 반대하진 않는다. 아무리 다인종국가라고 하더라도 미국 사회에서 흑인은 하위 계층을 점하고 있는 것이 선입견이다 싶을 정도로 당연했고, 사회적으로 성공을 거둔 흑인에게는 어쩌면 노블리스 오블리제와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지금은 '90년대가 아니라서 XXL 사이즈의 옷을 입는 것은 유행에 뒤쳐진 축에 속하는지라 홍보 영상에서 This is not fashion trend가 아니라고 했던 것을 오롯히 수긍할 수는 없지만, 사회적인 복식예절에 맞지 않다면 고치는 게 옳다. 바지를 내려 입는 것에 정도를 운운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우스워 보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는 저렇게 입고 다니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말했듯이 '90년대가 아니잖아.
다만, 뉴스를 보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선은 다소 내려다 보는 입장이라 아쉽다. 캠페인에 찬성하면서 동영상에 나온 청년들을 힐난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여자, 나머지는 어른이다. 여자들은 저런 모습의 남자에게 전혀 호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다른 한 쪽은 어렸을 때나 하지 언제 하냐며 다그친다.
각각의 호오를 이해한다쳐도 너무 매도당하는 느낌이다. 소수문화, 하위문화 따위는 개나 줘버리란 듯 몰이해의 테두리내에 있다. 이해받지 못하는 문화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벌써 2010년인데 사람들의 고정관념은 '90년대에 머물러 있고, 덕분에 몇몇은 '90년대의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그렇게 살지 뭐.
유튜브에 올라온 캠페인 홍보 영상
로이터 통신 취재 영상, Men urged to pull up their pants
* 관련 링크
???, 뉴욕에 "'똥싼 바지' 그만" 광고판, 연합뉴스, 2010. 4. 2.
한솔로, 섀기 팬츠(saggy pants), 세월이 약, Soulounge, 2010. 4. 9.
Steffie312, 이해안되는 미국남자들 유행 옷차림. Saggy pants, My Life In New York, 2010. 4.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