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손에 잡히는 것'에 해당되는 글 59건

  1. 2010/06/21 패치워크 반바지 증후군 (6)
  2. 2010/06/09 Script Logo Tee (4)
  3. 2010/06/09 S.Y. Staion of Mind (6)
  4. 2010/06/08 Solid Ground & Original ladder logo tees (4)
  5. 2010/03/30 정민아 <잔상> (2)
작년부터 집착을 가지고 찾던 것중 하나가 패치워크 반바지[각주:1]였다.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으니 증후군이라고 하자. 기껏해야 좀 특이해보여서?를 벗어나진 않았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나왔다.


아동용이...


직접 보고 옷을 사려고 무려 백화점이란 곳까지 갔지만 인심의 기장이 너무 길거나 전체적인 톤이 너무 어두웠다. 딱히 색상을 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여름에 입을 것이니 당연히 밝은 색이길 바란 거고, 바지를 내려입는 편이니 인심이 길면 병신 소리 듣기 딱 좋았다. 마지노선과 같은 구매기준이었기에 작년 여름내 입으로만 반바지를 입었다.


체크가 8개나 들어갔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우연한 기회에 동묘앞역 풍물시장을 갔다가 위 사진의 셔츠를 당연하다는듯이 샀다. 당연히 풍물시장에도 반바지 자체가 없었고, 그나마 셔츠도 최근에 피하고 있는 갈색 계열이라서 조금 떨떠름했다. 하지만 풍물시장에서 마음에 드는 걸 찾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young 형의 조언에 힘입어 거침없이 샀다. 지금은 좋다고 잘 입고 다닌다.[각주:2]


그리고 겨울같은 올 봄이 지나니 도저히 데님을 입고서는 버틸 수 없을 날씨가 되버렸다. 폴로고 나발이고 일단 하나 사고 보자 싶어서 또 다시 백화점에 갔다. 지금껏 사고 싶다, 사야 한다 떠들어 온 게 있어서 더 이상은 안사면 안될 지경이 되어버렸으니 별 수 없었다. 보무도 당당하게 폴로 매장에 가장 먼저 갔다가 타미, 빈폴, 기타 등등 순으로 쭉 돌아보았지만, 대동소이한 건지 전부 구린 건지 헷갈릴 정도라 어느 하나를 고르기가 참 애매했다. 결국은 안감 솔기에 파이핑이 되어 있다는 핑계로 브룩스 브라더스에 입문하게 되었다.
난 거의 해태 눈에 가까워 어떤 게 잘 만들었는지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봐도 잘 모른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에 흔들리는 편인데, 더 유명하고 더 비싸기도 했던 폴로가 브룩스 브라더스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게 내 눈에도 확 보일 정도라서 좀 의아했다.[각주:3]

계속 폴로 폴로 하고 있는데, 폴로라는 기준은 이른바 스트릿웨어라고 불리는 해외 브랜드의 옷을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깜냥이 된다면 백화점을 가도 무방하지 않겠냐는 자문자답에서 기인했다. 원래의 시작과는 다르게 더 이상 한국에선 절대로 길거리에서 쉬이 입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되려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그래서 폴로를 기준으로 잡고 1열 종대로 헤쳐보인 걸 하나하나 까보았는데, 8~90불이 15~6만원으로 둔갑하는 기적을 폴로 매장에서 목격했다. 브룩스 브라더스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것도 한 몫했다. 자잘한 디테일이 많았는데 2~3만원이 더 싸니 누군들 선택을 망설이겠는가. 76cm 짜리 치노를 입고 가서 34인치 반바지를 사는 기이한 짓도 충동구매로 다 용서가 되드라.


통이 넓은 편이라 중창이 없는 신발보다는 보드화 종류가 더 어울린다.



좋아라 사고나서 보름이 지나니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시즌오프 한다고 문자 메시지가 왔다. 낄낄낄




  1. 체크 무늬 덕분에 madras check patchwork shorts 따위로 꽤 길게 불려지는데 사실 나는 이게 마도로스 마드라스건 격자가 세 줄이든 네 줄이든 크게 신경을 안쓴다. [본문으로]
  2. 역시 폴로의 1/10 가격으로 셔츠를 살 수 있는 게 컸다. [본문으로]
  3. 다른 말로는 디테일이 다양하다고 할 수 있는데, 안 보이는 곳에 장난치기 좋아하는 특징 또한 이 브랜드를 반기는 점 중 하나다. 단색의 피케 셔츠는 평범했지만, 반바지를 더불어 셔츠(특히 옥스포드)는 다른 브랜드가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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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중구 소공동 | 롯데백화점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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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 red & white

black / red & white

누구나 동안을 꿈꾸는데, 그 동안이라는 것은 나이가 들었다는 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겉은 젊은데 속은 그대로다. 좀 더 좋게 말하면 어려보이지만 어른스럽다는 결론으로 끝맺을 수 있다. 누구나 겉으론 가벼워보이지만 속은 진중한 모습을 꿈꾸는 것 같다.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중의적인 결과물을 내고 싶었다. 그저 티셔츠일 뿐이지만, 이중삼중으로 메멘토급의 복잡함이 들어가 있으면 멋지지 않을까. 후에 생각해보니 아마 그건 만든 놈만 자기 자신이 멋지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그래서 가장 가볍게 가기로 했다. 어차피 한 철 입을 거 시나리오 쓰고 앉아있을 것도 아니고 말이지.

운동복 디자인은 이미 오래 전부터 여기저기서 쓰던 소재였고, 올해 드디어 LG Twins 5950을 샀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없이 모티브를 정했다. 누구를 따라한다는 생각보다는 사칙연산 다음에 근의 공식을 배우는 기분이라 죄책감은 덜했다. 뒷맛에 진부함이 남아서 내심 아쉽긴 하지만서도.

저런 모양새를 직접 내기가 쉽지는 않아서 디자이너가 꽤 고생을 했다. 컨셉 정하는 데는 정말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모양을 짜고 다듬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 까페 베네에서 오곡라테라도 한 잔 더 사줘야겠다. 비타민워터처럼 물 타서 먹어라. 그래야 맛있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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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 Station of mind

black / white


아는 사람들은 이미 알아챘겠지만 New York State of Mind의 변형이다. 도안 또한 ALIFE x Nas의 티셔츠를 고스란히 따라했다. 패러디라고 떳떳히 말하기엔 NY State를 SY Station으로 바꾼 것뿐이라 당연히 꺼림직하다. 그래도 나 뉴욕 대신에 수유역 집어넣느라 고생 좀... 안했네. 워낙 익숙한 문구였고, 수유역의 대입도 어렵진 않았다.

처음 지하철을 탔던 게 국민학교 5학년이었다. 친구와 경복궁같은 곳을 가려고 했던 거 같은데, 둘다 대중교통이 익숙치 않았기에, 수유역에서 다음에 도착한 곳은 미아역이 아니라 쌍문역이었다. 반대로 타서 부랴부랴 다시 돌아갔던 기억이 난다. 어릴 적 동네를 처음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는 관문이 수유역이었다. 수유역부터가 외출의 시작이었고, 수유역에 도착한 것을 귀가로 치던 때(나름 역세권이었다.)도 있었다. 그래서 SEOUL보다는 S.Y.를 넣었다. 전체적인 공감대가 적지만 나는 서울역보다는 수유역이 감정적으로 가깝다.

서울이나 수유를 티셔츠에 써놓고 다니는 것은 누군가에겐 이 사람이 애향심이 대단하구나라는 오해를 만들 수 있지만, 사실 애향심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엔 많이 부끄럽다. 하지만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라는 논조로 양키즈 모자를 쓰기보다는 '한 번 우리 편은 영원한 우리 편'으로 트윈스 모자를 쓰는 걸 선호한다. 어쩌면 꽤 보수적인 생각인데, 서울에서 나고 수유리에서 자랐으니 어쩔 수 있나. 친구들에게 '수유리스럽다'라는 말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주 쓰는데 나는 충분히 수유리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봐도 난 뉴요커같지도 않고, 심지어는 강남3구스럽지도 않다. (그쪽에서 태어났는데도 불구하고)

공감대가 적은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만족으로 장사하면 쳐망한다는 좋은 사례가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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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북구 수유제3동 | 수유역 4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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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im heather / gold

denim heather / gold



heather gray / purple

heather gray / purple




주옥같던 작년 여름의 기록이 없으므로 지난 줄거리를 3줄로 요약.
1. 이쁘지도 않은 반팔티가 존나 비싸길래 티셔츠를 만들었다.
2. 솔리드 그라운드는 내 이름인 剛鎬의 뜻을 영역한 거임.
3. 작년에 스무 벌 만들어서 친구들 줬다. 도쿄에도 두 벌 보낸 건 좀 자랑.


We're on Solid Ground

올해도 이런 짓을 해버리고 말았다. 간략한 스케치는 이미 작년에, 디자인은 한달 전에 완료되었지만, 나나 나상이나 본디 하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연옥문은 그렇게 열렸다. 준비하는 동안, 집에서 밥을 먹은 적이 없다. 좋다고 잡곡 사다가 쌀을 안치고 오래된 밥통의 cook 버튼을 눌렀지만 두 번이나 고스란히 버려야 했다. 수유리와 압구정, 마포구를 잇는 마의 삼각지대 뺑뺑이를 홀로 계주로 달렸다. 지하철에서 쉴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런 스트레스는 나상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양끗 고생하고 나니 왜 팔려고 했는지 까먹었다. 왜 그랬더라, 이미 주변에서 청년실업가들이 있었기도 했고, 모티브가 되었던 것을 본지 4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티셔츠에 넣은 것을 쉬이 보기 힘들었기에 괜한 자부심도 있었다. 사실 BI를 좀 잘 만들긴 했어...

이 티셔츠의 존재감이 여러모로 워낙 강렬했기에 친구들이 솔리드 그라운드가 나와 동일시하곤 하지만, 난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라 이런 거 혼자서 못한다. 가벼운 호응을 해주거나 때로는 조언을 아끼지 않은 친구들부터 직접적인 작업을 도와준 친구들과 디자이너까지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었다. 덕분에 은혜갚을 리스트가 줄지 않고 있다. 즐거운 일이다.


L.A.D.D.E.R of this year.

앞서 말했듯이 Original ladder logo(간편하게 사다리꼴 티셔츠라고 부른다.)는 작년에 이미 샘플을 만들어본 디자인이고 반응도 상당히 좋았다. 물론, 티셔츠를 줬으니까 좋은 이야길 했으리란 건 나도 안다. 하지만 티셔츠를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극명하게 갈린다. "한글이잖아, 저런 걸 어떻게 입고 다녀! 우하하!"와 앞서 말한 좋은 반응들. 어차피 한글 타이포그래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타켓층에 넣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진 않고, 이쁘다고 생각한 당신은 좀 사라. 여자도 입을 수 있다.
 
여하튼, 영단어 solid ground가 숙어로 '굳건한 의지'라는 뜻도 갖고 있단 걸 얻어걸린 이후로, 로고는 가장 안정적인 모양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다리꼴. 남들이 안하는 걸 하는 것이 멋이라고 생각하던 때라서 별 걱정 없이 사다리꼴을 그리고 글자를 넣어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작년의 연옥문은 이 때 열렸던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티셔츠가 생겼고, 좋은 기회가 생겨서 판매까지 하게 되었다. 좁은 시장에서도 마이너리티에 속하기 때문에 이걸로 우리 부귀영화를 누리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뭐 재밌잖아.

판매처는 홍대입구에 있는 Basement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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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국악이라고 명찰로 만들어 가슴팍에 채우지 않아도 국악기로 국악을 연주하으면 상당히 곤란하다. 전통 국악에선 떨떠름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고, 사람들은 아예 봐주질 않는다. 덕분에 퓨전 국악은 귀에 익숙한 서양 음악을 연주하는데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다. 그 이후엔 여자 아이돌과 별반 다르지 않다. 큰 눈, 날씬한 다리, 깝깝한 목소리.

정민아가 신기해보인 이유는 몇가지 되지 않지만 무척 색달랐다. 혼자라는 점, 공연 장소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점 등등. 이번 앨범은 베이스 연주자 서영도와 거의 공동작업이라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이스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 둘의 조합이 썩 괜찮다. '새야 새야'와 '사랑의 테마'같은 커버곡 외에도 '잔상 Original Version'은 꽤 재밌어서 자주 듣게 된다. 듣다 보면 스피커나 이어폰이 조금 더 좋은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데 조만간 공연을 가봐도 괜찮을 듯 싶다.

여담으로, 정민아 본인은 자기 음악이 이지 리스닝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는 듯 한데 CDDB에 등록된 이번 앨범의 정보에는 쟝르가 Easy Listening으로 되어 있다. 소속사에서 등록한 게 아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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