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에 해당되는 글 130건

  1. 2010/03/14 삼재가 끝났더니 뭘 자꾸 받는다. (3)
  2. 2010/03/04 전자출판과 저작권 (2)
  3. 2010/02/13 라이터 (20)
  4. 2010/01/22 아이팟 나노를 교환받다. (24)
  5. 2010/01/12 R. Kelly <Untitled> (2)

일하는 곳의 특성상 홍보자료는 꽤 많이 오는 편인데, 그게 상당히 쌓여있었던 모양이다.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라고 하길래 이름을 아는 가수들의 음반을 몇개 가져왔다. 어서 듣도 보도 못한 이름이 많았는데 불황이라고 해도 음반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걸 실감했다. 홍보담당자와 가수의 전화번호가 쓰인 스티커가 붙여져 있고, 타이틀곡에 표시를 해둔 점이 눈에 띈다. 음악을 듣기보다는 갖고 있는데 의의를 두는 게 좋을 듯하다.


이튿날에는 같은 자리에 책들이 쌓여 있었다. 역시나 늦게 가본지라 유명한 것은 없었지만, 그나마 재밌을만한 것, 내 돈 주고 사면 조금 아까울만한 것, 왠지 전공 수업때 쓸 책 같은 것을 골라봤다. 근데 펼쳐보니 시발 이거 다 교양 수업에 레포트 써오라고 할만한 것들뿐이었다. 독서는 집중이 잘되는 지하철에서...


이 사진은 흔들린 게 아니다. 당신의 모니터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이 난다는 것을 명심하자. 트위터에서 예거 마이스터가 이벤트를 하길래 냉큼 참여해서 미니어처를 받았다. 대부분의 기업 트위터 계정이 하고 있는 것이 리트윗으로 반짝 홍보를 노리는 추첨식 이벤트인데 비해서 예거 마이스터는 1000명 대상의 거대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꽝이 없다는 느낌이랄까. 물론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지만, 역시 이 곳의, 혹은 주류회사의 홍보는 규모가 컸다. 생각보다 효과가 좋은 것 같아서 보는 내내 재밌다. 미니어처는 샷잔으로 한잔 정도 되는 모양인데, 마시지 않는 술은 얼른 까서 마셔버리는 게 세상을 위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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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출판과 저작권

2010/03/04 15:41 from 문화생활
이라는 거창한 제목의 포럼에 앉아 있다 왔다. 출판 자체보다는 차라리 iPad에 더 신경 쓸 정도로 이쪽하고는 유리되있는 편인데, 공짜인데다 시간도 좀 남아서 강의 듣는다는 느낌으로 서울역으로 슥슥. 면접을 보고 가느라 발제를 처음부터 듣지 못했지만 대략 전자출판과 관련된 저작권 내용이 발제문에 있었고, 그 후엔 각각의 업계 관계자들의 토론시간으로 이어졌다.
출판사 측과 유통사 측 사이의 밀고 당기기가 가장 재밌는 볼거리였고, 그나마 DRM이나 판면권 등이 그나마 기억에 남을만한 주제어라고 할 수 있겠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아무리 포털 뉴스의 IT 분야에 iPad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국내 상황에 대입하지 않는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 출판계는 그렇게 깔끔하지 못하다.

단어 정리를 먼저 해보면, DRM은 링크된 한글 위키에 따르면 '전자 권리 관리'로 번역되어 나오는데, 대부분의 DRM이 복제 방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을 보면 사용권 제한 장치에 가깝다. 음원이나 전자책과 같은 무형의 전자 저작물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권을 얻는 것이라(소유권이 아니다.) 최근에 논란이 되었던 공중송신권 등의 배포 행위가 용인되지 않고 있으며, 그걸 납득하지 못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저작권자(제조사든 유통사든)에서 친절히 테두리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DRM. 판면권은 쉽게 말해 책의 레이아웃 등의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말한다. 원래 종이책으로 있던 책을 전자화(digitalize)시킬 경우 종이책을 만든 출판사에서 편집한 디자인을 어떻게 할 것이냐도 아직은 미정인 모양이다.

판면권은 솔직히 소비자 입장에서 걱정하긴 귀찮은 문제고, 다시 DRM으로 돌아가면 출판사 측과 유통사 측이 DRM을 대하는 관점이 제각각이다. 출판사 측에서는 DRM은 불법복제 방지를 위해서 꼭 필요하며 정확한 매출 확인을 위해서 DRM packaging을 출판사에서 직접 해야한다고 주장했으나 유통사 측을 대표해서 나온 교보문고 관계자는 애플과 아마존 등의 사례를 들며 DRM free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설득하려 했지만, 출판사 측 참석자 어르신들의 '어우 됐어 됐어 그만해'로 유야무야되었다.
재밌는 것은 출판사 측이 유통사 측을 전혀 믿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 확연하게 보였다. 게다가 전자출판을 위해서 출판사는 작가와 공중송신권 계약을 새로 해야 하는데 또 작가는 인터넷에 데인 게 많고 출판사를 신용하지 못해서 종이책 출판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모두 전자출판이 가능한 상태는 아니란다. 그럼 소비자는 유통사를 믿지 않으면 업계의 순차적인 흐름을 좇게 되는 것인가 하는 우스개도 생각났다.
유통사 측에서는 역시 대기업이라 그런지 최신 정보에 밝은, 수유리스럽게 말하자면 인터넷 서핑을 가장 많이 한 것처럼 보였는데, '현재 출판사 분들이 팔고 있는 전자책은 전무 장물이다.' 등의 분위기 전환용 선전포고성 발언을 제외하고선 토론 내용이 가장 합리적이었다. 상대적이었는지 몰라도 출판사 측은 종이책에 대한 romance를 철학처럼 쥐고 있으면서 자기 이득에 대한 내용은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모습이 역력하게 보여서 많이 아쉬웠다. 게다가 출판사에서 말하는 DRM 종류도 Adobe 한 곳 밖에 없어서 유난히 출판사 측의 빈틈이 많이 보였다.

전자책이 음원과 다른 큰 이유는 중간에 출판사가 있다는 것이고 그 출판사가 저작권을 받을 수 있는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음원 유통에서처럼 저작인접권 따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포럼에서도 입법 관계자는 전혀 없었기에 자리에 없었던 정부가 동네 북 역할을 도맡아서 뒷담화를 들어야 했고 '저작권법 개정 시급'이 양 측이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유일한 문구였다. 내 시급도 개정이 시급한데...

업계 사람들이 많이 왔던 포럼이라서 정작 소비자와 단말기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다. 교보문고에서 삼성과 함께 만들었다는 단말기를 산 사람들의 충성도가 은근히 높았다는 점, 전자책 구매자들이 전자 기기에 밝은 젊은 세대가 아니라 원래 종이책을 읽고 있던 4~50대의 중장년층이었다는 교보문고발 짤막 소식이 가장 들을 만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소비자가 편하게 볼 수 있는 전자책이 되느냐는 유통사 측에서 해결할 문제로 떠밀릴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면 유통사는 자사 전용 단말기를 포함한 다양한 포맷으로 받기를 원할텐데 현재로서는 출판사 측에서 그런 것까지 감담할 깜냥이 없다. 이건 뭔 상황인지.

iPad 발표 키노트를 보면서 문을 열고 집을 나서면서 지하철을 타기 전까지 단말기로 책을 구입(다운로드)하고 지하철 안에서 출퇴근시간동안 책을 읽는 과정을 가장 내게 최적화된 행동일 거라 생각했는데, e-ink에 대한 호오를 차치하고서라도 업계의 대표라고 나온 사람들의 말이 이러하다면 한글 전자책을 당분간 제대로 읽기는 어려울 것 같다.


* 참고링크
전자책 시대, 저작권에 대해 논의하다
전자책 시장에 관한 간략한 보고서 (제 2회 저작권 포럼 자료 등 참조) via @yklee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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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까지 하면서 애지중지 금이야 옥이야 얼르고 달래고 쓰던 아이팟이었지만, 장사한지 일주일만에 돌아오는 부활의 기적이 남긴 후유증인지 홀드 버튼이 매뉴얼에서 오토로 바뀌었다. 혹여나 옷 속에서 쓸려 휠이 움직일까 염려했는지 인공지능으로 홀드된 상태를 유지했다. 근데, 여자애 토라진 것도 아니고 홀드된 상태에서 돌아오질 않았다.

작동은 하지만 사용하는 건 녹록치 않아서 급하게 아이팟 셔플을 사고 서랍 한켠에 쳐박아두었다. 그렇게 몇달을 지내다가 아이팟 배터리 폭발 소식이 나왔고, 리콜은 아니지만 폭발 우려가 있는 제품('05년에서 '06년 사이에 생산된)에 한해서 소극적으로 리퍼를 실시한다는 후속조치도 간접적으로 발표되었다. 우연하게도 내가 아이팟 나노를 산 시기와도 겹쳐서 리퍼 신청을 하면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교환받을 수 있다는 뉴스가 애플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고, 이미 다른 아이팟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리퍼 소식에 목매진 않았다. 시간나면 에이에스 센터에 한 번 가봐야지 정도. 그러다 액정이 없는 mp3 플레이어를 쓰는 게 불편해졌다 싶을 즈음에 방학도 되고 해서 안되면 말지 하는 마음으로 프리스비에 가서 수리 신청서를 썼다.

정말로 교환받았다.

뒷면에 흠집 하나 안나 있는 것이 신기하긴 했지만 안 쓰는 걸 가져다가 새 걸로 교환받는다는 게 여간 여러운 일이 아니었다. 내 건 고장났긴 해도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고, 충전하다가 C4처럼 펑 터져버릴 거 같진 않았기 때문에 black consumer가 된 셈이다. 집에서 쓰는 가전제품들은 태반이 10 년 이상 되었는데도(보통 우리 또래는 조지루시 밥통 이런거 잘 모르잖아.) 내가 개인적으로 쓰는 것들은 그렇지 못해서 고등학교때부터 CDP에, MDR에, 휴대용 기기를 잘 잃어버리고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이 걸 산지 5 년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쓰고 있단 사실 자체가 생경하다.


* 관련글
아이팟 나노를 세탁하다
아이팟 셔플 2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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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에 있는 맥도날드와 핫트랙스는 국민학교 때부터 우리 동네 랜드마크로 우리끼리 무언의 합의가 되어 있는 곳이다. 지하철 대합실도 아닌데, 핫트랙스의 음반 코너를 기웃거리다가 맥도날드 앞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어릴 때부터 못된 것만 배워서 코리안 타임을 익혀버린 우리는 먼저 도착해서 남는 시간을 음반 구경을 하며 시간을 때우고, 모여도 딱히 할 게 없을 때면 핫트랙스로 들어간다. 그게 어느새 10년이 넘어간다.

물건 사는 것보다 구경하러 들어가는 횟수가 더 많으니 이제서야 염치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뭐 하나라도 팔아주고 가야겠다는 맘으로 눈에 힘을 주고 음반 코너에 들어갔다. 요상하게도 딱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다. 얄팍한 지갑을 비우자는 생각으로 들어갔지만 역시나 무턱대고 사버렸다가 집에 들어와서 인터넷을 하면 괜히 아까울 것 같다.  그렇다고 할인하자는 걸로 사자니 아이돌 앨범 뿐이니 이거 진퇴양난이 따로 없다. 묘하게도,어느새 밖에서 충동구매하는데 어색해졌다.

고민 끝에 결국 고른 것이 알 켈리. <Double Up> 앨범을 되게 좋게 들어서 에잇 하는 마음에 들어보지도 못한 앨범을 집어 들었다. 따로 할인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mp3 파일을 들어보지 않고 음반을 사는 것도 꽤나 오랜만이다. I believe I can fly보다는 Thoia thoing이나 Bump N' grind같은 분위기를 좋아해서 격한 분위기는 되려 마음에 든다. 가사까지 세세하게 신경쓰진 않지만 얌전하지 않은 것은 알 켈리의 아이덴티티가 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비슷한 시기에 리믹스 음원 따위를 모은 믹스테잎도 같이 나왔는데, 이 또한 듣는 재미를 더해준다. 모험 삼아 산 것치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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