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 한줄요약 : 16인치 순정 타이어를 18인치로 바꿨다.
우리나라는 스트라이다 디자이너가 있는 영국이나 생산처인 대만 못지 않게 스트라이다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등 상관은 없는 걸 보면 역시 아름다운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내가 좀 더 특이한 것은 약간은 여성향의 드레스업과 더불어 기묘한 튜닝이다. 원래 16인치 휠셋을 달고 있는 자전거를 18인치 휠셋으로 바꾼다. 속도가 안나온다는 게 그 이유. 프로토타입은 원래 18인치였고 상용품이 나온지 20년이 지난 자전거이니 이 '인치업' 튜닝이 한국에서 시작됐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1~2년 전에 나왔던 18인치 스트라이다 샘플 3대도 모두 한국에서 소비되었을 정도다. 우리나라 이런 나라. 케블라 벨트 대신에 체인을 달거나, 불 바를 다는 등 기형적인 개조도 간간히 눈에 띈다.
기계를 사면 개조할 생각부터 하는 게 사내색기라서 재작년부터 이미 할 수 있는 개조 방법과 예시, 실행 루트까지 다 짜놨던지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하도 픽시 픽시 난리 부루스를 떤 것도 있고 대충 굴러다니는 26인치 자전거 타도 평속이 스트라이다보다 2배는 올라갈 것 같은 근원 모를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래, 결국 기변증(기기변경증)이 원인이었다.
그러다 2월에 딱 하루만 맑은 날이 있었다.2월이면 초봄이라고 우겨도 되지 않느냐고 (상당히) 착각했던 나는 자전거를 들고 나갔고 귀가길에 미아리 고개에서 자전거를 탄 채로 앞구르기를 했다. 조오금 챙피했지만 신사동에서 멋쟁이 언니들 사이에서도 넘어져본 몸, 뭐 이제 아쉬울 거 없다 하고 착한 아이처럼 척 하고 일어나서 탁탁 먼지를 털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더니 갑자기 앞바퀴가 살바도르 달리 풍으로 바뀌었네? 바퀴가 막 흐르네? 난 다친데가 없는데 네가 다쳤구나. 주인을 살피는 너의 마음이 갸륵한데 이제 난 집에 어떻게 가냐.

자전거는 한 달이 넘도록 방치되었다. 겨울 같은 3월을 지나니 이제 좀 타고 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수리를 하러 유난히 미니벨로에게 불친절한 동네 자전거포에 갔더니 이거 뭐 병원도 아니고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간지로 30분 정도 지나니까 부품이 없어서 안된다네.
결국 한강 건너 저 멀리 송파 BA까지 갔다. 초반에 생각한 방법은 세가지.
자전거가 고장난 사이에 새 자전거를 하나 사볼까 하고 이것저것 눈독 들이고 있던 시기라서 1번이 가장 경제적이라 중고판매시에도 큰 부담이 없지만 만에 하나 2번이 될 경우는 좀 쓰라리다. 3번이 가장 기괴한데, 스트라이다는 구조가 뒷바퀴에 하중이 더 실리게끔 설계되어서 뒷바퀴가 조금이라도 크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해서 달리는데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길 듣고 조건반사적으로 끄덕이며 그럴싸하다 싶어서 혹했다.
송파 BA에서 이야기를 한 결과 3번은 전제가 틀렸고, 휠이 너무 망가져서 1번이 불가능했다. 차에 치였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아무도 궁금하진 않겠지만 나는 건강하다. 결국 선택지는 인생극장처럼 2번과 4번이 남았고 결국 인치업 작업을 부탁드리고 샵에서 나왔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다시 되돌아가진 못한다.

16인치에서 18인치로의 변화는 물론 평속이 올라간 것도 있지만 바퀴의 너비가 줄어든 것이 크게 다가온다. 자세한 수치를 몰라서 애매하긴 한데, 일단 바꾼 휠셋이 거의 로드용 수준의 너비라서 예전처럼 인도를 마음 편히, 막, 내키는대로, 다닐 수가 없다. 이제는 MTB 수준의 주행습관을 고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인치업한 다음 날 펑크를 냈던지라(2년만에 처음 난 펑크였다.) 더욱 조심히 타게 된다.
반면에,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는 상당히 매끄럽게 나간다. 완연한 평지를 찾기 힘든 동네지만 간혹 가볍다 싶을 정도로 잘 나갈 때가 있다. 그 외의 도로 수준은 최악. 균열에 아스팔트 부스러기에, 최하위차선이라서 그런지 어떤 때에는 보도블럭과 큰 차이가 없다. 한강에서 비싼 MTB 타는 어르신들은 아마 한강까지 가기 위해서 MTB를 타는 게 아니었을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엔 속도계를 쓰지 않았기에 속도 차이는 그저 감으로밖에 알 수 밖에 없는데, 스트라이다 까페에서 늘 말하던 대로 평속이 5km 정도는 오른 듯하다. 스태미너가 받쳐준다면(=배가 고프지 않다면) 강남 가는데 평속 20km도 가능할듯 싶다. 최고 속도는 평지에서 40km를 넘기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고, 내리막에선 56km를 찍었다.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페달이 헛도는 현상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정도라면 도심용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어차피 평속을 깎아먹는 것은 몸이 지치는 게 아니라 신호에 걸려 기다릴 때니까.
원래 안장을 높여서 타던지라 발꿈치가 닿지 않았는데 바퀴를 바꾸고 나니 1인치가 갑자기 툭 튀어 나오니 정지시에 발을 디디는 게 쉽지가 않다. 사거리에서 멈춰 서있으면 일부로 자전거를 30도 정도로 기울인 다음에 시크한 시티 라이더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시선은 정면을 보고 있다가 가끔 뒤를 봐주는 게 주요 포인트.
빨빨거리면서 페달링하는 꼴이 무척이나 우스운 스트라이다지만 그런 단점도 조금이나마 보완됐고, 30분이든 1시간이든 달려도 힘들지 않아 조금 어색하다. 이거 존나 헐떡여야 정상인데, 사당역에서 집에 와도 전혀 힘들지 않다. 단장의 미아리고개라면서 엄살 피우던 게 새삼 생경하다. 당분간은 좀 더 타고 다니면서 평속을 올리는데 신경을 써야겠다.

끝.
우리나라는 스트라이다 디자이너가 있는 영국이나 생산처인 대만 못지 않게 스트라이다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등 상관은 없는 걸 보면 역시 아름다운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한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국내가 좀 더 특이한 것은 약간은 여성향의 드레스업과 더불어 기묘한 튜닝이다. 원래 16인치 휠셋을 달고 있는 자전거를 18인치 휠셋으로 바꾼다. 속도가 안나온다는 게 그 이유. 프로토타입은 원래 18인치였고 상용품이 나온지 20년이 지난 자전거이니 이 '인치업' 튜닝이 한국에서 시작됐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1~2년 전에 나왔던 18인치 스트라이다 샘플 3대도 모두 한국에서 소비되었을 정도다. 우리나라 이런 나라. 케블라 벨트 대신에 체인을 달거나, 불 바를 다는 등 기형적인 개조도 간간히 눈에 띈다.
기계를 사면 개조할 생각부터 하는 게 사내색기라서 재작년부터 이미 할 수 있는 개조 방법과 예시, 실행 루트까지 다 짜놨던지라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넘도록 하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하도 픽시 픽시 난리 부루스를 떤 것도 있고 대충 굴러다니는 26인치 자전거 타도 평속이 스트라이다보다 2배는 올라갈 것 같은 근원 모를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래, 결국 기변증(기기변경증)이 원인이었다.
그러다 2월에 딱 하루만 맑은 날이 있었다.2월이면 초봄이라고 우겨도 되지 않느냐고 (상당히) 착각했던 나는 자전거를 들고 나갔고 귀가길에 미아리 고개에서 자전거를 탄 채로 앞구르기를 했다. 조오금 챙피했지만 신사동에서 멋쟁이 언니들 사이에서도 넘어져본 몸, 뭐 이제 아쉬울 거 없다 하고 착한 아이처럼 척 하고 일어나서 탁탁 먼지를 털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더니 갑자기 앞바퀴가 살바도르 달리 풍으로 바뀌었네? 바퀴가 막 흐르네? 난 다친데가 없는데 네가 다쳤구나. 주인을 살피는 너의 마음이 갸륵한데 이제 난 집에 어떻게 가냐.
별로 안 휜 것 같아 보이겠지만 남 일이라고 그렇게 막말하는 거 아니다.
자전거는 한 달이 넘도록 방치되었다. 겨울 같은 3월을 지나니 이제 좀 타고 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수리를 하러 유난히 미니벨로에게 불친절한 동네 자전거포에 갔더니 이거 뭐 병원도 아니고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간지로 30분 정도 지나니까 부품이 없어서 안된다네.
결국 한강 건너 저 멀리 송파 BA까지 갔다. 초반에 생각한 방법은 세가지.
- 림 정렬을 한다.
- 앞바퀴만 교체한다.
- (양쪽 바퀴가 같다는 전제 하에) 뒷바퀴를 앞으로 옮기고 뒷바퀴만 인치업한다.
- 다 바꾼다.
자전거가 고장난 사이에 새 자전거를 하나 사볼까 하고 이것저것 눈독 들이고 있던 시기라서 1번이 가장 경제적이라 중고판매시에도 큰 부담이 없지만 만에 하나 2번이 될 경우는 좀 쓰라리다. 3번이 가장 기괴한데, 스트라이다는 구조가 뒷바퀴에 하중이 더 실리게끔 설계되어서 뒷바퀴가 조금이라도 크면 무게중심이 앞으로 이동해서 달리는데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길 듣고 조건반사적으로 끄덕이며 그럴싸하다 싶어서 혹했다.
송파 BA에서 이야기를 한 결과 3번은 전제가 틀렸고, 휠이 너무 망가져서 1번이 불가능했다. 차에 치였냐는 소리까지 들었다. 아무도 궁금하진 않겠지만 나는 건강하다. 결국 선택지는 인생극장처럼 2번과 4번이 남았고 결국 인치업 작업을 부탁드리고 샵에서 나왔다.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다시 되돌아가진 못한다.
출근시에 백팩을 매기 싫어서 안장을 다시 달았다.
16인치에서 18인치로의 변화는 물론 평속이 올라간 것도 있지만 바퀴의 너비가 줄어든 것이 크게 다가온다. 자세한 수치를 몰라서 애매하긴 한데, 일단 바꾼 휠셋이 거의 로드용 수준의 너비라서 예전처럼 인도를 마음 편히, 막, 내키는대로, 다닐 수가 없다. 이제는 MTB 수준의 주행습관을 고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인치업한 다음 날 펑크를 냈던지라(2년만에 처음 난 펑크였다.) 더욱 조심히 타게 된다.
반면에,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는 상당히 매끄럽게 나간다. 완연한 평지를 찾기 힘든 동네지만 간혹 가볍다 싶을 정도로 잘 나갈 때가 있다. 그 외의 도로 수준은 최악. 균열에 아스팔트 부스러기에, 최하위차선이라서 그런지 어떤 때에는 보도블럭과 큰 차이가 없다. 한강에서 비싼 MTB 타는 어르신들은 아마 한강까지 가기 위해서 MTB를 타는 게 아니었을까.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엔 속도계를 쓰지 않았기에 속도 차이는 그저 감으로밖에 알 수 밖에 없는데, 스트라이다 까페에서 늘 말하던 대로 평속이 5km 정도는 오른 듯하다. 스태미너가 받쳐준다면(=배가 고프지 않다면) 강남 가는데 평속 20km도 가능할듯 싶다. 최고 속도는 평지에서 40km를 넘기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고, 내리막에선 56km를 찍었다. 일정 속도를 넘어서면 페달이 헛도는 현상은 어쩔 수 없지만 지금 정도라면 도심용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어차피 평속을 깎아먹는 것은 몸이 지치는 게 아니라 신호에 걸려 기다릴 때니까.
원래 안장을 높여서 타던지라 발꿈치가 닿지 않았는데 바퀴를 바꾸고 나니 1인치가 갑자기 툭 튀어 나오니 정지시에 발을 디디는 게 쉽지가 않다. 사거리에서 멈춰 서있으면 일부로 자전거를 30도 정도로 기울인 다음에 시크한 시티 라이더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시선은 정면을 보고 있다가 가끔 뒤를 봐주는 게 주요 포인트.
빨빨거리면서 페달링하는 꼴이 무척이나 우스운 스트라이다지만 그런 단점도 조금이나마 보완됐고, 30분이든 1시간이든 달려도 힘들지 않아 조금 어색하다. 이거 존나 헐떡여야 정상인데, 사당역에서 집에 와도 전혀 힘들지 않다. 단장의 미아리고개라면서 엄살 피우던 게 새삼 생경하다. 당분간은 좀 더 타고 다니면서 평속을 올리는데 신경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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