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국악이라고 명찰로 만들어 가슴팍에 채우지 않아도 국악기로 국악을 연주하으면 상당히 곤란하다. 전통 국악에선 떨떠름한 얼굴로 내려다보고 있고, 사람들은 아예 봐주질 않는다. 덕분에 퓨전 국악은 귀에 익숙한 서양 음악을 연주하는데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다. 그 이후엔 여자 아이돌과 별반 다르지 않다. 큰 눈, 날씬한 다리, 깝깝한 목소리.
정민아가 신기해보인 이유는 몇가지 되지 않지만 무척 색달랐다. 혼자라는 점, 공연 장소에 제약을 두지 않았다는 점 등등. 이번 앨범은 베이스 연주자 서영도와 거의 공동작업이라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베이스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이 둘의 조합이 썩 괜찮다. '새야 새야'와 '사랑의 테마'같은 커버곡 외에도 '잔상 Original Version'은 꽤 재밌어서 자주 듣게 된다. 듣다 보면 스피커나 이어폰이 조금 더 좋은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는데 조만간 공연을 가봐도 괜찮을 듯 싶다.
여담으로, 정민아 본인은 자기 음악이 이지 리스닝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는 듯 한데 CDDB에 등록된 이번 앨범의 정보에는 쟝르가 Easy Listening으로 되어 있다. 소속사에서 등록한 게 아닌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