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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9/04/24 미스터 빅과 스키드 로우 (12)
  4. 2009/04/24 Boa <BEST II> (6)
  5. 2009/04/22 남의 일 같지 않은 아흔세 번째 내 이야기 (4)

램 업그레이드

2009/04/26 16:30 from 내 이야기

끝까지 올렸다.

재작년까지 쓰던 PC의 램이 무려 512MB였기 때문에 맥북의 1GB도 느리단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실제로 간단한 웹서핑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었고, 알트+탭을 과하게 쓰는 편이어도 컴퓨터의 사양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의 멀티 태스킹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컴퓨터의 속도에 내가 맞추게 된다. 모래시계 혹은 바람개비가 나오면 유유자적 기다리면 된다는 마음가짐.

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가장 큰 걸림돌은 램이었다. 외장 키보드나 마우스는 작업시에 편의를 돕긴 하지만 딱히 필요한 편은 아니었고, 야동은 항상 부족하지만 키노트나 페이지스는 용량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이 아니어서, 일단은 램을 사야겠다고 생각해서 밖에 나온 김에 용산을 들렀다. 호객행위도, 바가지도 없이 램을 사서 그 자리에서 교체했다. 가게에서 드라이버를 주면서 자리를 내준 덕에 쉽게 업그레이를 할 수 있었다. 너무 간단히 되어서 되려 제대로 한 건가? 하고 의심이 들 정도.

08 early 모델이 지원하는 한도까지 올렸지만 HDD 용량이 부족한 탓에 아쉽게도 현저한 속도 향상을 느낄 순 없었다. 며칠째 부트캠프를 안 쓴 것이 생각나서 큰 맘 먹고 부트캠프용 파티션을 지워버렸다. 순식간에 20GB가 생겨서 레오파드가 좀 더 가벼워졌다. Dock에서 아이콘이 튕기는 횟수도 많이 줄어들고 여러모로 쾌적해졌다. 결국 업그레이드에 발을 담그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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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때쯤에 이거 차마 남에게는 못 물어보고 혼자서 궁금해하던 게 있었다. 하나는 유치원도 졸업한 애색기들이 왜 왼발 오른발을 구분 못하고 쓰레빠를 바꿔서 신는 걸까와 나머지 하나는 얘는 왜 나랑 같은 동네 살고 같이 학교 다니고 학원에서 까지 보는데 왜 나랑 냄새가 다를까였다.

정확히 말하면 걔네 집 냄새가 우리 집하고 달랐다. ㅇㅇ야~ 놀자~ 해서 열어준 문을 통해 들어가면 그게 누구 집 문이든 현관문 안의 냄새는 내가 늘 있는 곳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니까 공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좋고 나쁜 걸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달랐다. 잘사는 집이건 못사는 집이건 그 집만의, 그리고 그 집에서 사는 그 친구만의 냄새가 있었다. 쓰레빠 구분 못하는 것과 더불어서 아무도 이야기하는 애들이 없어서 내가 이상한 게 아닐까 하고 그냥 넘겼는데 중2때 같은 반인 애가 내게 이런 말을 하드라.

너네 집 냄새는 좀 다르다~

고등학교 지나고 대학 들어가니까 더 이상 친구들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지 자연스럽게 신경을 안쓰게 되버렸다. 새벽녘에 말끔하게 씻고 환기가 안되는 내 방에 들어오니 방 안 공기가 나랑은 다른 게 이상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뭔가 빠뜨리고 있었네. 그 전에는 그렇게도 궁금해했는데 말이지. 이제는 여자애들 머리카락 향기 말고는 딱히 관심 갖는 게 없으니 뒤늦게 좀 씁쓸해진다.
TAG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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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때까지만 해도 락, 메탈을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베이스를 치겠다고 남들보다 작은 손으로 크로매틱 연습하느라 고생을 하고, 집에서 케이블TV가 안나오니 새벽에나 하는 팝음악 프로그램을 기다렸다가 보고, 급식비를 아껴 점심으로 먹을 제육덮밥이 라면으로 바뀌고 그렇게 아낀 돈이 모여 CD를 이루던 그런 시절이었다. 다들 넉넉치 않았으니까 친구가 갖고 있는 앨범(그러니까 들을 수 있는 앨범)은 굳이 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 덕분에 좋아하는 밴드라도 앨범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쟤한테서 라디오헤드를 빌릴 수 있으니 나는 산타나 이번 앨범을 살 수 있는 그런 패턴이랄까.

작년쯤인가, 종로를 지나다가 길거리에서 음반박스를 깔아놓은 것을 봤었다. 지나치지 못하고 한가하게 뒤적뒤적거리다가 반가운 이름들이 나왔다. 라이센스반이라는 것도 재밌고, 엘피를 사는 건 특정쟝르에 대한 집착이기도 한데, 난데없이 락이라서 가볍게 사왔다. Youth gone wild는 아직도 노래방에서 가끔 부르고, Too be with you는 들을 때마다 노래완 전혀 상관없이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난다. 기억이 추억으로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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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되는 시디 케이스를 찍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알라딘에서 당일 배송되는 것을 찾다가 순전히 UNIVERSE를 갖기 위해서 골랐다. Believe in love의 어쿠스틱 버젼도 들어있어서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참여진에서 Daisuke Imai를 발견. 永遠이 좀 괜찮다 싶었는데 아직도 곡을 내고 있었구나. 충동구매치곤 크게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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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소리중 하나는 공책이 아닌 종이 한장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글씨 쓸 때 또각또각 나는 연필소리다. 공책 위에 나는 연필소리가 사각사각이라면 A4용지 위에서 나는 소리는 좀 더 두툼하다. 효과음이 충실해서일까 글씨 쓰는 맛이 난다.

그 맛이라는 게 연필 끝에서 전해지는 촉감인지, 공책 위에서 나는 소리인지 도통 모르겠지만 필기감은 무척 중요시한다. HB심은 너무 가볍고 B심은 그나마 낫다. 하지만 샤프보다는 연필이 더 느낌이 좋다. 국민학교 3학년쯤에는 제도2000을 쓰면 몇 살 더 먹은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똑똑 부러지는 샤프보다는 연필이 더 좋다. 아날로그라고 덧씌울 수 있는 물건을 쓰면 멋있어 보일 것 같은 20대의 얄팍한 '있어 보임'때문일까. 연필깎이까지 사서 쓰고 있다.

필기감을 만족시키는 또 하나는 수성 펜. 군대에 있을 적 거의 모든 수기작업을 플러스 펜으로 해서 종이 위에서 미끄러지는 분위기에 굵은 선이 나오는 필기구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전역 후에는 당연히 보급받은 플러스 펜을 쓸 수 없어서 수성 펜으로 전향했다. 수성 펜 한 자루를 사는 것이 플러스 펜 다섯 자루를 사는 것보다 여러모로 경제적이라 잉크가 다할 때까지 쓰고 있다. 지울 수 없는 펜 중에서는 가장 맘에 든다. 만년필을 사려고 여러 브랜드를 알아보던 떄에는 몽블랑 같은 비싼 곳에서도 수성 펜이 나오는 것을 보고 천원짜리를 기십만원을 받아먹고 팔다니! 라고 비아냥거렸는데, 지금와서는 몽블랑 만년필보다는 몽블랑 수성 펜을 더 쓰고 싶은 심정이다.

워드프로세싱에 모든 글을 맡겨버린 지금은 잠깐의 피로감이 부담스러워 손으로 일기조차 쓰지 않지만 그래도 통로를 막아두고 싶진 않다. 그러니 가능한 내가 원하는 감촉으로 열어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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