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가 왔네염.
일본까지 갔는데 옷 안 산 게 자랑.
지도도 없이 돌아다니다가 mishka tokyo를 찾았다. 여길 찾은 게 더 이상하다 하던데... 인테리어는 평범했지만 나름 특이한 곳이라서 들어가봤다.
damn 16!
the lagerest nea era cap in the world! 8 사이즈가 63cm정도 되는 듯 싶은데 16 사이즈는 그 2배일려나. 어디서 읽었지, 미쉬카의 시작은 저 keep watch 디자인을 뉴에라캡으로 만들면 괜찮겠다는 생각부터였다고 한다. 일 때문에 인터뷰를 찾아보면서 꽤 재밌는 브랜드다 싶었는데 무려 도쿄에 문을 열어버렸다. alife tokyo나 stussy seoul처럼 직영이 아닌 대리점 형태라서 미디어 노출이 적지만 일본에 어울리지 않는 브랜드를 로드샵까지 내는 일본 유통업체의 (병신같지만 멋진) 용기에 감탄했다.
크기 비교샷.
사견이지만, 소위 urban이니 street brand니 하면 좀 특이해야 한다 싶은데 mishka는 살구색 데님 만드는 회사다...
아디다스
16강은 못 올라갈테니 여행 가도 되겠지 생각했지만, 난 16강 진출이 확정되는 경기를 보고 나서 짐을 꾸렸다. 그리곤 아키바에서 susumu 상을 만나서 "16강, 서로 축하합시다."라는 이야길 들었다. 한국만큼 지랄맞진 않지만 일본에서 본 월드컵 마케팅은 저 정도. 아디다스 매장에 걸려 있던 exile 일본 국대 져지가 인상적이었다.
지역을 막론하고 원피스 관련 의류가 되게 많았다. 쵸파가 그려진 팬티도 있어서 잠깐 동안 회가 동했을 정도. 공식 머천다이즈인지 내가 알바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니 한국에서조차 오다 에이치로가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soulja boy나 drake가 최근 미국 아이들의 golden era라면, 지금 어린 친구들의 드래곤 볼, 슬램 덩크는 원피스인 것 같았다.
가방님, 도촬 죄송합니다.
시모기타자와 미용실 앞의 베어브릭. 미용실 이름이 써진 걸로 봐선 커스텀인듯 싶다. 여기 말고 하라주쿠나 오모테산도의 미용실은 영화 촬영용 세트를 방불케할 정도로 인테리어(+엑스테리어)가 화려했다.
친구에게 이틀에 걸친 속성 구박을 들은 끝에 (또 헤매다) '그 골목'을 찾을 수 있었다. 옷 쇼핑이 전혀 계획에 없었기에 감흥은 덜했지만 인터넷에서만 보던 걸 실제로 본다는 게 좀 놀라웠다. 아, 여긴 입어보고 살 수 있는데 가격까지 싸구나. 생각하니 힘이 다 빠졌다.
가능한 일본 브랜드를 보려고 했다. supreme은 상당히 미국적인 인테리어와 접객태도라 딱히 감흥이 없었고, 헤매다 찾았던 lafayette 역시 아이디어는 여느 미국발 브랜드와는 좀 달랐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대동소이해서 딱히 괜찮단 느낌을 받지 못했다. kinetics같은 일본의 군소 브랜드들도 미국 브랜드들을 벤치마킹한듯한 제품구성이었다.
atmos는 좀 색달랐다. 셀렉트 샵에서 출발한 in-house brand라는 점에서 undftd나 union 등과 태생적인 한계점을 갖고 있지만 undftd나 union이 미국에서 하고 있는 콜라보레이션만큼이나 외부 협업이 다양해서 자기 브랜드로는 간단한 의류만 생산해도 나머지는 콜라보레이션으로 채울 수 있는 정도였다. 이는 의류 브랜드를 만들고픈 한국의 셀렉트 샵 사업자들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을텐데 atmos가 저렇게 할 수 있는 것도 넓디 넓은 인프라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커넥션이 있어서 가능한 것일테니 한국에서 비슷하게 하려면... 인맥 같은 것을 끼얹나?
사족을 하나 달자면, in-house brand가 본 매장과 같은 이름을 쓰는 걸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결국 작명 센스에 달린 것이긴 한데 브랜드가 아닌 셀렉트 샵으로 포지셔닝이 굳어진 다음에 같은 이름으로 의류가 나오면 일본이나 미국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사는지?
atmos 위에는 onspotz가 있었는데 의외로 작은 규모였지만 커스텀 캡이 많아서 신기했다. tokyo 뉴에라캡도 있었고, 타이포그래피 위주의 제품들이 많아서 우라하라스러웠다. 그래도 다른 매장에선 스타워즈 뉴에라캡(다스베이더)도 직접 보았고, 의외로 커스텀 캡을 많이 찾을 수 있었다. 뉴에라캡 재팬의 플래그쉽 스토어도 있으면 좋겠지만 공격적인 제품 발매와는 다르게 로드샵을 갖고 있진 않은 모양이었다.
우라하라 여정의 시작과 끝, A to Z, 알파와 오메가쯤에 해당하는 bbc/icecream 스토어. 하라주쿠에 있는 bape 스토어가 별거 없는 제품 구성과 그냥 그런 인테리어 때문에 김이 샜는데, 크기나 제품구성은 bbc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넓지 않은 면적에 비해 인테리어는 꽤 기발했다. 매장을 둘로 나눈 것은 필요했지만 쓸 수 있는 면적이 정해져 있는 상태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테니까.
신나서 이것저것 물어보다가 내가 한국인이니 yoon의 이야기도 나오고, 직원은 외국인이 자기네 매니저를 알고 있는게 신기했는지 꽤 오랜 시간동안 이런저런 이야길 나눌 수 있었다. 7월부터 새 시즌이 시작하는지라 6월말에 갔던 나로서는 아쉬움에 혀만 찼다. smart cut denim은 좀 신기했다. 다른 브랜드에서 충분히 비슷한 모양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이쪽에선 소비자(라고 하고 뿅뿅이라고 칭한다)의 니즈가 공급에 의해 결정되어 버리는 구조라 하릴없이 신기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대낮에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면 한국에서처럼 혼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긴) 했다. 여기 경찰하고는 말도 안통하니까; 그래도 슥슥 잘 붙이고 다녔다. 밤에 다녔다면 찌라시 알바 못지 않은 부지런함을 보일 수 있었겠지만 다음을 기약했다.
먼저 다녀온 친구의 말마따나 옷가게 쇼핑의 백미는 인테리어나 상품 진열 등 공간활용의 재치를 보는 데 있었다. 돈키호테 같은 잡화점처럼 쌓아놓고 파는 곳도 있었는가 하면 제품 진열조차 인테리어에 맞게 들어가는 곳도 있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멀티샵'과 브랜드 로드샵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윈도우 쇼핑을 전제하고 갔지만 옷이나 신발을 볼 때마다 가격표를 보고 환율을 계산하기 바빴다. 한국에 없는 것은 의외로 쉽게 찾기 힘들었고, 가격적인 메리트를 찾기 힘들었다. 한국이 쇼핑하기 좋은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